평창에서 삼척 가는 길

평창 알펜시아 앞 공사장에서 하차를 마치고 다시 삼척으로 내려가는 길.

김해까지 내려갈 고장 난 BMW를 싣기 위해 대관령을 넘는다.

그냥 지나치려다 전망대에 잠깐 차를 세웠다.
일은 일이고, 길은 길이다.

멀리 산들이 겹겹이 누워 있고, 햇빛은 하늘 한가운데서 뿌옇게 번진다.
사진으로 보면 고요하지만, 나는 다시 짐을 실으러 가는 중이다.

화물차를 몰고 다니다 보면 여행지 같은 곳을 자주 지나간다.
하지만 대부분은 구경하러 온 것이 아니라, 싣고 내리고 다시 이동하기 위해 온 곳이다.

그래도 이런 순간이 있다.
차를 잠깐 세우고, 카메라를 들고, 내가 지나온 길을 한 장 남기는 순간.

평창에서 삼척으로.
다시 삼척에서 김해로.

남들은 여행이라 부를 풍경을
나는 일하러 가는 길에서 본다.

Hasselblad X1D | 조리개: N/A | 셔터: 1/1600s | ISO: 100

글 번호: 10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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