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셀블라드로 촬영한 사진은 가능하면 원본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색 재현율이 높은 모니터에서 감상해야 비로소 그 사진이 품고 있는 빛과 계조가 제대로 드러납니다.
하셀블라드 사진을 일반 웹사이트에 올리고 일반적인 모니터로 보는 것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선글라스를 끼고 감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형태는 보입니다.
무엇을 그렸고 무엇을 담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흐르는 빛,
밝음과 어둠 사이를 잇는 미묘한 계조,
그 사진이 가진 숨결 같은 것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NAS에 직접 웹사이트를 만들고 원본 사진을 올려 둡니다.
그리고 높은 색 재현율의 모니터로 그 사진을 다시 봅니다.
분명 굳이 지출하지 않아도 될 비용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래도록 품고 있던 갈증이 그제야 조금 풀렸기에 그 지출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부족한 것은 사진이 아니라
그 사진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환경인지도 모릅니다.
좋은 사진은
찍는 순간에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보는 환경까지 갖추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Hasselblad X2D 100C | 조리개: f/4 | 셔터: 1/1000s | ISO: 64
글 번호: 1022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