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보다 작은 몸으로 우주를 본다

처녀자리 은하단 사진을 봤다.

처음엔 별이 많이 찍힌 사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저 하얀 점들 대부분이 하나의 별이 아니라 銀河라고 한다.
더 현기증 나는건 하얀 점같은 은하 하나 안에 또 수천억 개의 별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 걸 보고 있으면 나라는 존재는 참 작게 느껴진다.

ㅇㅏ니 허무해진다.

나는 3.5톤 화물차를 몰고 전국을 다닌다.
새벽에 짐을 싣고, 밤늦게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차 안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잔다.

내 하루는 대부분 가까운 것들로 채워진다.
상차지, 하차지, 기름값, 통행료, 다음 짐, 오늘 밤 차 세우고 잘 휴게소 한 귀퉁이.

그게 내 현실이다.

그런데 가끔, 그 좁은 현실의 틈으로 말도 안 되게 큰 것이 들어온다.
비 오는 톨게이트의 불빛이 그렇고, 새벽 휴게소의 하늘이 그렇고, 오늘 본 이 은하단 사진도 그렇다.

물질로 보면 나는 우주에서 눈에 보이지도 않고, 전자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는 원자보다도 작은 존재일지 모른다.
그런데 그 작은 존재 안에서 우주를 생각하고 보려는 정신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 작은 것 안에 가끔 우주가 통째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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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번호: 102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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