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짐 싣고 올라오는 길.
밤이 되니 도로 위는 한결 조용해졌습니다.
운전석에 앉아 계속 달리다 보면, 시간 감각이 흐려집니다.
어디쯤 왔는지보다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가 더 선명해집니다.
지금은 오산휴게소.
트럭을 세워두고 내일을 위해 잠깐 숨을 고릅니다.
가로등 아래 개나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낮에 보던 그 가벼운 노란색이 아니라,
주황빛을 받아 금빛처럼 번집니다.
화려합니다.
그런데 시끄럽지 않습니다.
밤이라서 그런지,
조용한데도 존재감이 더 또렷합니다.
낮에는 그냥 스쳐 지나갈 풍경인데
지금은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내일 아침 7시, 광명 하차.
시간은 정해져 있고 몸은 그 시간에 맞춰 움직입니다.
이 일은 늘 그렇습니다.
출발할 때는 길고 막막한데
도착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옵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접습니다.
차도 쉬고, 사람도 쉬어야
내일 다시 달릴 수 있으니까요.

글 번호: 1021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