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서 짐을 싣고 부산 공사 현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고속도로는 비어 있다.
낮에는 숨 막히게 막히던 길이, 이 시간에는 내 것처럼 펼쳐진다.
휴게소에 잠시 차를 세웠다.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고, 각자의 사정과 시간을 싣고 온 사람들이 잠들어 있다.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 하나가 유난히 또렷하다.
멈춰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다들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신호처럼.
이 시간의 공기는 묘하다.
차갑지만 맑고, 조용하지만 무겁지 않다.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오히려 또렷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