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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늘 뒤 돌아서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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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화물차 운전석에서 기록하는 나의 이야기. 새벽 고속도로, 긴 운전 끝의 휴게소, 그리고 사람들.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붙잡아둔 장면과 문장을 이곳에 모아둡니다.
작성일자 2026년 05월 15일2026년 05월 15일 글쓴이 sooleenas

난 비가 안 와도 갑바를 칩니다

전 화물운송을 업으로 하는 차주이자 화물차 기사 입니다.

해가 쨍쨍한 날, 상차장에서 갑바를 치고 있으면 늘 듣는 말이 있습니다.
“아니,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왜 갑바를 치세요?”
저는 웃으며 대답합니다.

“이 길을 달려본 사람은 압니다.”

실제로 여름철엔 중부내륙을 달리다 보면, 괴산휴게소 지나 문경 터널을 막 빠져나올 때 앞이 안 보일 정도의 폭우가 종종 쏟아지곤 합니다. 
겨울철엔 반대로 문경에서 괴산으로 갈때 터널 지나면 폭설이 내리는경우 왕왕 있습니다.
그 순간 갑바를 치지 않은 차들은 터널 빠져 나오자 말자 화물이 젖지 않게 하느라 갓길에 멈춰 목숨 걸고 갑바를 치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출발할 때 이미 땀 흘려가며 갑바를 덮어놨으니, 비가 눈이 아무리 퍼부어도 천천히, 여유롭게 지나갑니다.

그때마다 깨닫습니다.
세상일은 ‘보이는 지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날씨가 맑다고 방심하면, 언제일지 모르게 닥칠 비에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요.

정치도, 민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눈앞의 해만 바라보며 대비하지 않으면, 위기가 터졌을 때 국민은 비 맞은 화물처럼 속수무책이 됩니다. 
검찰개혁이든, 민생경제든, 안보든… 당장은 고요해 보여도, 터널 뒤편엔 언제든 폭풍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요.
위기는 다가오는데, 지지자들은 여전히 ‘쨍쨍한 하늘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누군가 불안해 갑바를 치자고 하면, “괜히 요란하다”며 비웃습니다. 
하지만 진짜 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우왕좌왕하는 건 늘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비가 안 와도 갑바를 칩니다.
그건 미신도, 불안 강박도 아닙니다. 살아남기 위해, 내 화물을 지키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습관입니다.
우리 정치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지금 해가 쨍쨍하다 해서 방심하지 말고, 국민의 삶을 지켜낼 갑바를 지금부터라도 치는 지지자들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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