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산 강서에 하차하는 짐 싣고 내려 오던 중 청주-영천 고속도로 타면 9km나 단축되는 고속도로를 놔두고 일부러 경부고속도로 타고 추풍령휴게소를 찾았다.
추풍령….
이름만 들어도 뭔가 아득하고 애상에 젖어드는 지명이다.
오래된 노래 가사 때문이기도 하고 젊은 시절의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
추풍령이라는 이름에는 세월이 묻어 있다.
굽이굽이 고갯길을 넘던 시절, 떠나는 사람과 돌아오는 사람들, 그리고 이제는 희미해진 내 젊은 날의 기억까지.
그런 추풍령을 일부러 찾아갔는데 눈앞에 나타난 건 無味한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이었다.
솔직히 무척 아쉬웠다.
전국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이질감없을, 어색하지 않을, 지역의 특색이라곤 단 1그램도 찾아보기 힘든 건물.
물론 휴게소가 편리해야 하고 장사도 잘돼야겠지.
그런데 왜 편리함과 지역의 정취는 함께할 수 없는 걸까?
추풍령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건축물을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옛날 주막을 그대로 재현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추풍령이라는 지명이 품고 있는 역사와 정서를 조금이라도 담아낼 수는 없었을까?
휴게소 뒤편으로 펼쳐진 산등성이와 소나무, 동이 터오는 하늘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수십 년 세월이 흘러도 그 풍경에는 추풍령다운 무엇이 남아 있었다.
9km를 더 달려 찾아간 건 휴게소가 아니라 추풍령이라는 이름에 남아 있는 내 기억이었다.
그런데 그 기억을 만나러 간 자리에서 가장 낯설었던 건 정작 추풍령휴게소였다.

X2D 100C | 렌즈: XCD 45P | 조리개: f/4 | 셔터: 1/8s | ISO: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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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2D 100C | 렌즈: Unknown | 셔터: 1/125s | ISO: 64

